유럽 허브공항 수속 난리인데 인천공항은 멀쩡…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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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 처음으로 발생한 코로나19는 이듬해 세계적 범유행전염병으로 확산하며 지구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기업을 경영하는 CEO에겐 두가지외 달리 선택카드가 없었다. 버티거나 몸집을 줄이거나.
공항 산업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전 하루 평균 20만 명이 이용하던 인천국제공항은 수천명대로 떨어져 2개의 여객터미널은 스산하기 까지 했다.
(중략)
취임 3주 뒤 김 사장은 언론과 공개된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시간을 보냈다. 그중 한 언론인으로부터 이런 질문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여객 감소가 심각하다.
여객보다 직원이 많은 상황이다"면서 고통 감내 계획을 물었다. 비상사태에 대응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것인데 김 사장은 "경영 부담이 크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공항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간기업은 매출이 줄면 사이즈를 줄이지만 공기업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단언했다. "작년(2020년) 보다 위기가 크지만 정상일 때 7만7000명이 근무해 온 공기업 사명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공부문은 공항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방패막이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V'자 반등도 가능하다고 관측하며 복원력에 도움이 되고, 오히려 경쟁공항을 따돌려 새로운 모멘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후 김 사장은 1년 넘게 자신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빚을 내 공항 입점 업체를 돕고, 4단계 확장 공사를 빈틈없이 챙기고 있다. 그 사이 코로나19 전 32%에 불과하던 공사 부채비율은 69.8%까지 늘었다. 빚이 많으면 정부 공공기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2022년 10월. 세계는 코로나19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훑고 지나간 세계 공항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인천공항은 웃고 있다. 반면 유럽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울상이다. 공항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끝까지 버틴 공항과 그렇지 않은 공항의 차이다.
(중략)
2년 전 수천명대에 불과하던 수치가 그나마 향상된 결과다. 여객은 회복세지만 여전히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협력직원 포함)이 여객보다 많다.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결과다. 인위적 구조조정은 회계상 건전성을 유지하고 우량 공기업으로 평가되는 지름길이지만 인천공항은 험한 길을 택했다.
자회사 직원들의 경제적 피해가 없도록 상생 원칙을 우선으로 삼았고, 코로나 기간 동안 면세점 등 입점업체의 임대료 1조3580억원을 감면하고, 2400억원을 유예했다.
공항 4단계 확장 등 미래 발전을 위해 빚을 냈다. 코로나 전 1조2700억 원이던 공사채 발행 잔액은 5조1858억원으로 치솟았다. 32%이던 공사 부채비율은 69.8%로 올랐다.
매년 하는 결산도 엉망이다. 2019년만해도 인천공항은 2조82265억원 매출에 당기순이익 8634억원을 기록한 국내 최우량 공기업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매출은 2020년 1조1574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지난해에는 5594억원을 기록해 조 단위 매출이 사라졌다. 단골 성과로 자리잡던 당기순이익은 2020년 당기순손실(4228억원)로 전환돼 지난해에는 적자가 무려 7505억원으로 늘어났다.
벼랑 끝까지 버티고 버티면서 인천공항은 공항 생태계를 지켜냈다. 입점 면세점의 경우 102개 점포중 70개가 운영중이고, 여객 증가에 대비해 언제든 추가 투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보안검색 등 공항 필수 인력은 그대로 여서 당장 2019년 수준의 여객이 와도 수속에 지장이 없다.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지난 2년 동안 공항내 검역절차가 복잡해 졌지만 평균 출입국 수속 시간은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전 전체 여객의 95%는 출국에 평균 32분, 입국에 평균 29분을 썼다.
반대길 선택한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정리해고 단행 '된서리'
코로나 위기 속에서 유럽 허브로 불리는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인천공항과 다른 길을 선택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승객 61%가 감소하자 그해 8월 정리해고를 했다.
전체직원 2만2000명중 14%에 달하는 3000명(보안요원 중심)을 해고했다. 항공사·상업시설 등 공항 전체적으로 6만 명 가량이 해고됐는데 이는 전체의 50%에 달한다.
문제는 그 이후에 터졌다.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면서 올해 초부터 보안검색·수하물 처리 업무에서 극심한 정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15분 가량 걸리던 보안검색은 90분으로 늘었고, 하루 8000~1만개의 수하물 분실 사고가 발생(6월 초 기준)했다. 스키폴 공항은 직원 확보를 위해 성수기 시즌인 7월과 8월, 공항 운영 직원들에게 시간당 5.25유로(약 7300원)의 추가 수당을 지급하며 임시 인력을 채용했으나 지난달 추가 수당 지급이 종료돼 다시 인력 감소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스키폴공항을 찾은 기자는 아수라장으로 변한 공항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출국장은 체크인과 보안검색을 받기 위한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7월 기준 여객수가 518만 명을 기록해 코로나 이전의 77%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공항운영 인력이 부족해 여객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코로나 이전 45분 이던 평균 출입국 소요시간은 지난 8월 최대 4시간 이상으로 증가했다. 보안검색 시간이 오래 걸려 비행기를 타지 못하거나 짐을 잃어 버리는 사고가 속출했다. 2주 전 이 같은 사고 2000여 건에 대해 돈을 보상해 주기도 했다.
네덜란드 한 교민은 공항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출국 5~6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 긴 줄을 서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스키폴공항 최고 책임자인 딕 벤쇼프 스키폴그룹 CEO는 대규모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15일 자진 사퇴를 표명했다.
스키폴공항의 인위적 구조조정 여파는 유럽 허브 공항이란 위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키폴공항을 취항하던 4개 항공사는 인근 로테르담 헤이그 공항으로 운항 공항을 변경했다. 일각에선 1일 여객 10만명 가량이 역내 타 허브공항을 이용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허브 기능을 보유한 스키폴공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 공항 전문가는 "인천공항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공항생태계를 잘 보전해 인·물적 자원의 손실을 최소화했다"면서 "수요 회복시 이전 보다 더 나은 서비스 품질과 공항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http://www.mk.co.kr/news/society/view/2022/10/891357/
기업을 경영하는 CEO에겐 두가지외 달리 선택카드가 없었다. 버티거나 몸집을 줄이거나.
공항 산업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전 하루 평균 20만 명이 이용하던 인천국제공항은 수천명대로 떨어져 2개의 여객터미널은 스산하기 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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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주 뒤 김 사장은 언론과 공개된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시간을 보냈다. 그중 한 언론인으로부터 이런 질문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여객 감소가 심각하다.
여객보다 직원이 많은 상황이다"면서 고통 감내 계획을 물었다. 비상사태에 대응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것인데 김 사장은 "경영 부담이 크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공항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간기업은 매출이 줄면 사이즈를 줄이지만 공기업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단언했다. "작년(2020년) 보다 위기가 크지만 정상일 때 7만7000명이 근무해 온 공기업 사명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공부문은 공항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방패막이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V'자 반등도 가능하다고 관측하며 복원력에 도움이 되고, 오히려 경쟁공항을 따돌려 새로운 모멘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후 김 사장은 1년 넘게 자신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빚을 내 공항 입점 업체를 돕고, 4단계 확장 공사를 빈틈없이 챙기고 있다. 그 사이 코로나19 전 32%에 불과하던 공사 부채비율은 69.8%까지 늘었다. 빚이 많으면 정부 공공기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2022년 10월. 세계는 코로나19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훑고 지나간 세계 공항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인천공항은 웃고 있다. 반면 유럽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울상이다. 공항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끝까지 버틴 공항과 그렇지 않은 공항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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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수천명대에 불과하던 수치가 그나마 향상된 결과다. 여객은 회복세지만 여전히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협력직원 포함)이 여객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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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직원들의 경제적 피해가 없도록 상생 원칙을 우선으로 삼았고, 코로나 기간 동안 면세점 등 입점업체의 임대료 1조3580억원을 감면하고, 2400억원을 유예했다.
공항 4단계 확장 등 미래 발전을 위해 빚을 냈다. 코로나 전 1조2700억 원이던 공사채 발행 잔액은 5조1858억원으로 치솟았다. 32%이던 공사 부채비율은 69.8%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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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길 선택한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정리해고 단행 '된서리'
코로나 위기 속에서 유럽 허브로 불리는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인천공항과 다른 길을 선택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승객 61%가 감소하자 그해 8월 정리해고를 했다.
전체직원 2만2000명중 14%에 달하는 3000명(보안요원 중심)을 해고했다. 항공사·상업시설 등 공항 전체적으로 6만 명 가량이 해고됐는데 이는 전체의 5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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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달 19일 스키폴공항을 찾은 기자는 아수라장으로 변한 공항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출국장은 체크인과 보안검색을 받기 위한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7월 기준 여객수가 518만 명을 기록해 코로나 이전의 77%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공항운영 인력이 부족해 여객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코로나 이전 45분 이던 평균 출입국 소요시간은 지난 8월 최대 4시간 이상으로 증가했다. 보안검색 시간이 오래 걸려 비행기를 타지 못하거나 짐을 잃어 버리는 사고가 속출했다. 2주 전 이 같은 사고 2000여 건에 대해 돈을 보상해 주기도 했다.
네덜란드 한 교민은 공항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출국 5~6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 긴 줄을 서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스키폴공항 최고 책임자인 딕 벤쇼프 스키폴그룹 CEO는 대규모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15일 자진 사퇴를 표명했다.
스키폴공항의 인위적 구조조정 여파는 유럽 허브 공항이란 위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키폴공항을 취항하던 4개 항공사는 인근 로테르담 헤이그 공항으로 운항 공항을 변경했다. 일각에선 1일 여객 10만명 가량이 역내 타 허브공항을 이용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허브 기능을 보유한 스키폴공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 공항 전문가는 "인천공항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공항생태계를 잘 보전해 인·물적 자원의 손실을 최소화했다"면서 "수요 회복시 이전 보다 더 나은 서비스 품질과 공항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http://www.mk.co.kr/news/society/view/2022/10/89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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